편집 칼럼

버리고 새로 사는 편리함 대신 고쳐 쓰는 삶이 남기는 것들

망가진 물건의 나사를 조이고 패킹을 바꾸며 물건과 관계를 맺는 일에 관한 관찰입니다.

새 부품으로 정성스레 수리해 다시 깨끗해진 생활 도구
버리기보다 고쳐 쓰는 삶

손쉬운 결제보다 손수 고쳐낸 시간이 더 오래 기억됩니다

새 물건을 클릭 몇 번으로 주문하고 다음 날 새벽에 받아보는 편리함은 익숙하지만, 작은 고장마다 버리고 새로 사는 습관은 물건을 쉽게 잊히게 만듭니다. 덜컹거리는 의자의 나사를 다시 조이고, 헐거워진 텀블러 실리콘 패킹을 규격에 맞는 새 부품으로 교체하는 일은 단순한 절약만이 아니라 일상의 질서를 내 손으로 회복하는 묵직한 만족감을 줍니다.

물건의 구조를 이해하면 생활의 주도권이 생깁니다

어떤 도구든 분해하고 닦아보면 제조사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도록 만들었는지 눈에 들어옵니다. 구조를 아는 사람은 작은 소음이나 뻑뻑함에도 당황하지 않고 윤활유를 칠하거나 먼지를 털어냅니다. 수리의 경험이 쌓일수록 물건에 휘둘리지 않고 생활의 주도권을 쥐게 됩니다.

오래 쓴 물건에는 시간의 무늬가 깃듭니다

손때가 묻어 반질반질해진 원목 도마와 손잡이가 닳은 무쇠 팬은 새 제품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편안함을 선물합니다. 유행을 따라 끊임없이 채우고 버리기보다, 잘 고쳐서 오래 곁에 두는 태도가 집과 일상을 단단하게 지탱해 줍니다.